‘순두부계란탕’도 먹힌다… ‘우영우’, 넷플릭스 시청 시간 1위

입력 2022-08-24 16:27 수정 2022-08-24 16:51

신드롬급 인기 속에 종영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해외에서도 인기가 뜨겁다. 이 드라마는 지난 주 전세계 넷플릭스 이용자가 가장 많이 본 드라마에 등극했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이달 셋째 주(15~21일) 시청 시간이 7743만 시간을 기록해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영어권 시청 시간 1위 드라마인 ‘샌드맨 시즌1’(7724만 시간)보다도 많았다. 사실상 이번 주 전세계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드라마였다.

‘우영우’는 4주째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에서 시청 시간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첫 회가 방영된 후 1위를 차지한 횟수만 6번이나 된다. 방영 첫 주에는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으나 입소문을 타면서 그다음 주인 7월 둘째 주(4∼10일) 1위에 올랐다. 셋째 주(11∼17일)에도 정상을 지켰다. 넷째 주(18∼24일)에는 스페인 드라마 ‘알바’에 밀려 2위로 내려왔지만 잠시뿐이었다. 다섯째 주(25∼31일)에 다시 1위를 탈환했고 8월 첫째 주(1∼7일)부터 1위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시청 시간은 매주 늘어나면서 자체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7월 둘째 주에는 2395만 시간이었으나 셋째 주 4558만 시간, 넷째 주에는 5507만 시간까지 증가했다. 다섯째 주에 6563만 시간, 8월에는 첫째 주 6701만 시간, 둘째 주 6936만 시간, 셋째 주 7743만 시간을 기록했다.

‘우영우’는 지난 18일 종영했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도 위로를 받았다. 매 에피소드마다 장애인, 노동자, 재개발 지역 주민 등 사회 소외계층의 판례를 다루면서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K드라마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다 해도 ‘우영우’는 좀 더 특별하다. 그동안 넷플릭스 순위에서 1위를 했던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의 경우 장르적 특색이 뚜렷했다. 이에 비해 ‘우영우’는 문지원 작가가 비유했듯 ‘순두부 계란탕’ 같은 드라마다. 조미료 역할을 하는 자극적 요소가 거의 없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K드라마의 성공은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우리가 사는 모습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거나 비록 현실은 힘들지만 드라마에서나마 아름답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극적이지 않고 말랑말랑한 이야기도 세계적인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영우’는 지구상 어디에나 있는 장애인, 성 소수자 등 사회 소수자의 이야기를 사건으로 다루면서 울분을 터뜨리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표현해냈다”고 봤다.

윤석진 드라마 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이 살아남기 위해 무한 경쟁을 벌이는 사회의 각박함을 리얼하게 보여줬다면 ‘우영우’는 이 경쟁에서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줬다. 그건 한국이나 외국이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황진미 드라마 평론가는 “‘굿닥터’처럼 외국에서 리메이크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