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與에 “자유주의 가볍게 취급…이대론 5년 뒤 진다”

입력 2022-08-24 11:24 수정 2022-08-24 13:19
김병준 전 대통령직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공부모임 '새로운 미래 혁신24' 주최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병준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은 24일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 하락세와 관련해 ‘일상 정치가 자유주의 체제 담론 논의를 덮고 있다’며 정부여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 강연에서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자유주의 담론과 관련해 “국가중심·국가주의의 레짐의 체인지(를 말하는 것)”라고 해석한 뒤 “중요한 것은 이런 대통령의 외침이 어디에도 전달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힘에 대해 “데일리 폴리틱스(daily politics·일상적 정치) 이야기가 너무 많다.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고 전직 대표를 어떻게 하고 등 이야기가 다 덮는다”면서 “어딘가에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프레임을 만드는 문제와 당이 앞으로 어떤 가치를 갖고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레짐 체인지(체제 교체)라는 혁명적 담론을 던졌는데 이게 틀리든 맞든, 자유주의가 뭐고 어떤 자유주의가 성립할지 치열한 논박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너무 가볍게 취급된다”며 “일상적 발언이 혁명적 발언을 뒤엎어서 대통령을 무차별한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레짐 체인지라는 강한 메시지가 있음에도 (대통령의) 무철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인지도 모르겠고,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그걸 못 받쳐주는 내각, 대통령실, 정당은 뭘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전 위원장은 여론의 질타를 받아 사실상 철회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학제 개편안을 언급하면서 “자유주의 원칙에 입각하면 5세든 6세든 5세 입학을 시킬 자격만 부여하고 선택은 부모만 하면 된다. 5세 이상은 무조건 입학시키라고 가져갈 필요가 없다”면서 “(자유주의)원칙이 내각에서 적용이 안되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자유는 분배·공정성·형평성이 같이가야 한다”며 “자유는 언제 위협을 받는지를 보면 사회의 분배가 공평치 못할 때, 사회의 여러 불합리한 권력행사가 있을 때 사람들은 자유주의 체제를 뒤엎는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민주·통일·인권·상생·환경·민생, 이 모든 가치를 마치 민주당이 독점하듯 이야기를 해왔다. 그런데 지금 지난 5년을 통해 이 사람들(민주당)이 외치던 가치가 전부 거짓말이라는 게 드러났다”며 “국가 공적 부분에서 가치공백 상태”라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정권재창출 가능성에도 “이대로 가면 우리는 5년 뒤에 진다”며 “일상적인 것을 갖고 매일같이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해서) 싸울 수 있지만, 정부에서, 또 당 어디에선가는 큰 화두를 갖고 싸워줘야 한다”며 옆자리에 앉은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향해 당부했다.

국민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김 전 위원장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지역균형발전특위원장을 지냈다.

김 전 위원장은 모임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 탄원서에서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개인으로서 억울한 게 있다고 생각되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답하면서 “거기에 대해서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고 당이 어떻게 생각하고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본인으로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데…”라고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