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희귀병과 투병하며 극심한 생활고를 겪다 경기도 수원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의 장례가 무연고자 장례로 치러지게 됐다.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 신청을 하는 것조차 힘들어 관할 지자체도 파악하지 못했던 이들 가족의 시신을 인도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60대 여성 A씨와 40대 두 딸에 대해 무연고자 장례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A씨 가족의 시신에 대한 경찰의 부검이 끝나는 대로 병원 측이 시신을 넘겨받은 뒤 화장을 거쳐 유골을 안치하게 된다.
이에 필요한 비용은 관할 구청이 부담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무연고자 장례를 하기로 했을 뿐 화장과 유골 안치를 언제, 어디에서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2시50분쯤 수원시 권선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3구의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건물 관계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들을 발견했을 당시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있었다.
조사 결과 A씨는 암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었고 두 딸 역시 각각 희귀 난치병을 앓았고 경제적 어려움도 겪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발견된 유서에는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힘들었다”고 적혀 있었다.
이들이 2020년 2월 화성시에서 수원시로 이사했으나 전입신고가 이뤄지지 않았고 그 탓에 이들에 대한 긴급생계지원비나 의료비 지원 혜택,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복지 정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그런 주거지를 이전해서 사는 분들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벼랑 끝에 선 도민들이 도지사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이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