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보그코리아’가 문화재청과 협업해 청와대에서 패션 화보를 촬영한 것에 대해 “정부가 무리하게 개방 행사와 프로젝트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해당 촬영과 관련해 “일본의 아방가르드 대표 디자이너인 류노스케 오카자키라는 사람의 작품도 있었는데 정부가 그런 것들을 자꾸 숨기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탁 전 비서관은 2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부는 ‘한복을 알리기 위해 한복을 찍었다’고 설명하던데 아주 솔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물을 실제로 보면 알겠지만 한복만 찍은 게 아니고 다른 여러 복장이 다 있다. 심지어 일본 디자이너 작품도 있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화보 촬영에 불쾌감을 느낀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질문에 “한혜진씨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고 보그코리아도 화보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부의 미숙함으로 인해서 예술인들이나 집단의 평판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를 전면 개방이라는 허울 아래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요상한 표현으로 해놓고 문제가 발생하니 자꾸만 개방 혹은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무리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고 사쿠라를 심고, 벚꽃가지를 흔들며 야간 개장행사를 했듯이 아마도 윤석열정부는 임기 내내 청와대와 용산 사이에서 엄한 짓들을 하게 될 것”이라며 “역사의식과 인문적 소양이 없는 정치권력이 얼마나 국가의 품격을 떨어트릴지 슬프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전날 보그코리아 화보 촬영에 대해 “열린 청와대를 새롭게 소개하고자 촬영을 허가했다”며 “한복의 새로운 현대적 해석이 열린 청와대와 함께 소개되는 것이 새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보그코리아는 지난 22일 공식 웹사이트에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제목으로 화보 32장을 공개했다.
보그코리아는 해당 화보에 대해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을 통해 전국에 있는 문화유산 75개를 10개 테마로 나눠 소개한다”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