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기 신도시 재정비 계획을 두고 ‘공약 파기’라고 지적한 김동연 경기지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 장관은 1기 신도시 재정비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하고, 다음 달 중 마스터플랜 계획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원 장관은 23일 국토부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지사를 두고 “경기지사는 신도시 재정비에 대한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공약 파기로 몰고 가는 것은 공약집을 보지도 않은 것이다. 무지한 정치적 발언으로 안 그래도 걱정거리 많은 주민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문재인정부에서 부총리까지 하셨던 분이 정치적으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정말 유감”이라며 “그런 정치적 발언으로 얄팍한 반사이익을 누리려 하기 보다는 국토부와 5개 시장이 주민과 소통하며 진행하는 것을 옆에서 잘 지켜보시고 협조할 일이 있으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앞서 “대선공약을 이렇게 쉽게 폐기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1기 신도시 정비 계획을 ‘공약 파기’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차원에서 1기 신도시 노후화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경기도 차원의 별도의 TF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용적률 등 건축규제를 풀고 필요한 기반시설 확충지원을 위해 국회와 함께 ‘1기 신도시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원 장관은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되, 일정을 당길 수 있다면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용역을 발주하면서 최대한 일정을 당겨달라는 주문을 할 것이다. 아무리 늦어도 2024년 내로 되도록 할 것”이라며 “단 하루도 우리(국토부)로 인해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추진이 지체되는 일이 없도록, 장관직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1기 신도시 재정비 TF는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5곳의 1기 신도시별로 전담 마스터플래너(MP)를 지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자체 의견 수렴을 위해 국토부 장관과 5개 시장 간담회도 일정을 협의해 최대한 빨리 만나겠다는 구상이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