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22일 “특정 후보에게 줄 서는 상황이 참담하고 부끄럽다”며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로서 지도부 입성에 도전했지만 사실상 당선권에서 멀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과 상식으로 민주당의 사당화를 막아보려 했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이를 저지하는 길은 더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윤 의원은 현재까지 누적 권리당원 득표율 6.63%로 전체 8명의 후보 중 7위를 기록했다. 당선권인 5위 박찬대 후보(9.47%)와는 2.84% 포인트 차이다. 윤 후보는 “당의 뿌리인 전남·전북·광주의 처참하게 낮은 전당대회 투표율은 민주당을 향한 마지막 경고”라며 ‘이재명 마케팅’에 의존하는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을 비난했다.
윤 후보는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광주 서구갑을 지역구로 둔 송 후보는 21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선전하며 누적 권리당원 득표율 9.09%로 6위를 기록 중이다. 윤 후보는 “표를 나눠서는 두 사람이 (지도부에)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사퇴를) 선택한 것”이라며 “오늘 아침에 결심해 (송 의원에게) 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수도권 후보로 유일하게, 꿋꿋하게 균형발전을 외쳐온 송 의원이 지도부에 들어간다면 전국 곳곳의 국민에게 충실한 대변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당대표 후보는 마지막 경선지이자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수도권 표심 공략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지역 당원들과 모임을 가진 데 이어 24일엔 경기도 지역 당원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압도적인 ‘역대 최대’ 득표율을 기록해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친명계의 시선은 벌써부터 이 후보 당선 이후로 향하고 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소통, 협치, 정책 등을 골자로 한 대정부 관계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구체화하는 단계”라며 “아울러 당내 통합을 최우선 순위로 한 ‘당직 탕평 인사’에 대한 고민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후보 측은 아직 선거가 진행 중임을 고려해 구체적인 언급은 꺼리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당선 수락 연설 등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8·28 전당대회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선거운동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김승연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