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가입자 사상 첫 감소… 고금리에 ‘선당후곰’ 급랭

입력 2022-08-22 17:15 수정 2022-08-22 17:50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재건축 추진 중인 잠실5단지 전세·매매 등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가입자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지난해 초부터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최근에 아예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리가 오르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가라앉으면서 아파트 분양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달 말에 전국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2701만9253명(누적 기준)이라고 22일 밝혔다. 6월(2703만1911명)보다 1만2658명 줄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지난 4월 2699만5103명, 5월 2702만5322명의 흐름을 보였다. 증가 폭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2009년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출시한 이후 전국 단위로 월별 가입자 수가 줄어들기는 처음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감소세는 더 뚜렷해진다. 이미 서울지역의 가입자는 지난 5월 625만5424명에서 6월 625만1306명, 지난달 624만4035명으로 2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달에는 인천·경기도에서도 감소했다. 5대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의 가입자도 두 달 연속으로 줄었다.


시장은 주택 청약에 점점 신중해지고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증가세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 1월 가입자는 2681만9264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10만명 느는데 그쳤다. 이와 달리 부동산 시장 활황기에는 가입자 증가 폭이 컸었다. 2019년 1월과 2020년 1월을 비교하면 가입자는 2267만7240명에서 2388만1491명으로 121만명 증가했다. 지난해 1월 가입자는 2571만4556명으로 1년 사이 183만명 늘었다. 2020~2021년까지만 해도 지역이나 단지를 크게 따지지 않고 우선 당첨부터 되고 보자는 ‘선당후곰’(선당첨, 후고민) 분위기가 강했었다.

시장에선 금리 인상, 분양 기대감 급랭이 주택청약종합저축의 매력을 떨어뜨린다고 본다. 이에 따라 청약 경쟁률과 청약 가점도 급격하게 줄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공공·민간 사전청약 아파트 제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0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18.2대 1)보다 낮아졌다. 최저 당첨가점(84점 만점)은 평균 24.1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의 30.8점 대비 많이 떨어졌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