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루가 행복을 위해”…롯데월드, 올해까지 방류지 재선정

입력 2022-08-22 11:15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암컷 벨루가 '벨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제공

아쿠아리움에 갇힌 벨루가의 방류가 결정된 지 3년 만에 방류지 선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수족관 전시는 지능인 높은 돌고래 중 하나인 벨루가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동물 학대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측은 “지난 18일 암컷 벨루가 ‘벨라’ 방류를 위한 8차 방류기술위원회 자문회의를 열고 방류지 변경에 따른 향후 계획 등을 협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아이슬란드 생츄어리(야생동물 보호구역)가 방류지로 꼽혀왔지만, 아이슬란드 현지 사정으로 인해 계획이 바뀐 것이다.

롯데월드는 해양수산부 등과의 협의를 통해 올해 말까지 캐나다, 노르웨이 등 해외 다른 생츄어리 등으로 최종 이송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지난 1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내 수족관에 사육·전시되는 벨루가의 해양 방류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롯데월드는 “무엇보다 벨루가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며 “다소 복잡하고 시간이 소요되는 이번 방류 프로젝트와 관련해 충분한 정보를 방류기술위원회를 통해 단계적으로 공개함으로써 과학에 기반한 투명하고도 적극적인 방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벨루가. 동물자유연대 제공

앞서 지난 2019년 10월 롯데월드는 벨라의 방류를 결정했다. 지난 2014년 롯데월드로 들어온 벨루가 3마리 중 2마리가 2016년과 2019년에 패혈증으로 폐사했기 때문이다. 해양환경단체는 “두 벨루가의 사망으로 벨라가 자폐 증상을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2020년 7월 벨라의 방류 방법과 계획 등을 논의하는 ‘방류기술위원회’를 발족해 회의를 이어갔다. 방류기술위원회는 해수부 산하기관 전문가, 고래 생리·생태 전문가, 환경 NGO 단체장 등 민관 협력체제로 운영됐다.

방류지가 결정되더라도 벨라의 최종 방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벨라 방류 절차는 야생 적응을 위해 총 7단계로 진행된다. 제1단계 ‘건강 평가’, 제2단계 ‘방류지 적합성 평가’, 제3단계 ‘야생 적응 훈련’, 제4단계 ‘생츄어리 이송’, 제5단계 ‘방류지 현지 적응’, 제6단계 ‘방류 적합성 판정’, 제7단계 ‘야생 방류’ 순이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들이 수족관의 고래 방류를 위한 시위를 벌이는 장면. 에이스토리, KT스튜디오지니, 낭만크루 제공

현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벨라를 포함해 아쿠아플라넷 여수에 1마리, 거제씨월드에 3마리 등 총 5마리의 벨루가가 우리나라 수족관에 갇혀 전시되고 있다. 아쿠라플라넷 여수 측은 벨루가 방류에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거제씨월드 측은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