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어디] 초록 이끼 왕버들 사이 보랏빛 물결

입력 2022-08-22 09:06

경북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 이천변에는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천연기념물 성밖숲이 있다. 성주읍성 바깥에 있는 숲이다. 조선시대 마을의 안녕을 위해 조성된 숲에 300~500년 정도 나이에 둘레 6m, 키 20m 크기의 왕버들 52그루가 자라고 있다. 매년 8월이면 싱그러운 초록 이끼를 두른 왕버들 아래 융단처럼 깔린 보랏빛 맥문동 물결이 그림 같은 풍광을 펼쳐놓는다. 오랜 세월과 거친 풍파에 기력이 쇠한 듯 부목(버팀목)에 기대고 있지만 뒤틀린 몸이 물결무늬를 빚으며 장관을 이룬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