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의혹’ 프로파일러, 최면 영상 등 내부자료 유출

입력 2022-08-22 08:00 수정 2022-08-22 10:11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유명 프로파일러가 유출한 최면 동영상. SBS 보도화면 캡처

허가 없이 민간 최면 학술단체를 운영하며 영리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유명 프로파일러가 범죄 피해자들의 최면 동영상과 경찰 내부 자료까지 유출한 정황이 드러났다.

21일 SBS에 따르면 전북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겸 최면 전문가인 A경위(50)가 자신이 운영한 학회에서 교육생들에게 ‘2019년 완산경찰서 최면 수사’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에는 A경위가 “계속 졸라, 네 목을 졸라 지금. 어때 지금?”이라는 말을 하는 등 범죄 피해 여성들에게 최면을 거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유명 프로파일러가 유출한 최면 동영상. SBS 보도화면 캡처

유출된 영상을 본 A경위의 최면 학회 피해자들은 “(A경위가) ‘이건 경찰에 의뢰된 것’이라고 당연하게 얘기했다” “모자이크라든지 음성 변조라는 게 전혀 없었다” “조두순 신발인지, 거기에 피 튀긴 것도 다 보여줄 정도”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이를 두고 범죄 수사 지원이나 피해자 심리 치료를 위해 행한 경찰 내부 자료가 무단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A경위가 학회 교육생에게 제공한 자료 중엔 PAI 경찰 심리 분석 자료도 있는데, 여기엔 이름·계급·가정환경·성격·심리 상태·행동특징 등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고 한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유명 프로파일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SBS 보도화면 캡처

이외에도 A경위는 최면 심리를 배웠던 교육생 일부에게 폭행과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 최면 학회 피해자는 “(A경위가) 따로 불러내서 껴안거나 손을 잡는다거나 가슴을 만진다거나 (행위를 했다)”고 매체에 말했다.

경찰은 내부 자료 유출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협박, 성폭행 등의 혐의로 A경위를 검찰에 고소했다.

다만 A경위는 해당 혐의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유명 프로파일러. SBS 보도화면 캡처

2007년 프로파일러 특채로 채용된 A경위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최면심리 등을 공부하는 민간 학술단체를 운영하면서 허가 없이 영리 업무를 해오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학회 회원들에게 교육비를 받고 공인되지 않은 임상최면사 자격증을 발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여성 회원 일부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신체 사진 등을 요구하며 이른바 ‘가스라이팅’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