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잭슨홀 미팅… 파월 연설에 주목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08-22 07:30 수정 2022-08-22 11:03
제롬 파월(왼쪽)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019년 8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국제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을 마친 뒤 마크 카니 당시 영국은행 총재와 티턴산맥의 모란산을 바라보며 환담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올여름 반등장을 꺾은 지난주 ‘숨 고르기’ 구간을 지나 22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재상승 시도와 하방 압박의 변곡점에 들어간다.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국제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이 당분간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미국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도 이번 주 중으로 예정돼 있다.

1. 잭슨홀 미팅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연은)은 1978년부터 매년 8월 미국 중서부의 그로스벤터산맥과 티턴산맥에 둘러싸인 한적한 휴양지 잭슨홀에서 경제 심포지엄을 열어왔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 경제학자, 금융시장 전문가는 이곳에 모여 경제 정책과 전망을 토론한다. 이 심포지엄이 바로 ‘잭슨홀 미팅’이다.

고물가 국면에서 한국 미국 유럽 같은 주요 경제권 중앙은행이 고강도 긴축에 들어간 만큼 올해 잭슨홀 미팅은 세계 금융·증권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마지막 세션의 발표자로 나선다. 한은 총재 사상 처음으로 잭슨홀 미팅 세션 발표를 맡았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잭슨홀 미팅 2일차인 오는 26일에 연설할 예정이다. 연준의 통화정책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파월 의장의 연설은 가장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의 발언 하나하나가 미국의 경기 전망과 연준의 긴축 기조에 대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구성원들은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릴 때까지 강한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시사했다. 이런 기조는 지난 17일 공개된 FOMC 7월 정례회의 의사록을 통해 확인됐다.

의사록을 보면 FOMC 구성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증거는 아직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며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의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충분하게 제한적인 정책 기조(금리 인상)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정 시점에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향후 긴축 기조를 완화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은 FOMC 7월 정례회의까지 2회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았다.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2.25~2.50%다. 연준은 차기인 FOMC 9월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률을 결정한다.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 기준금리는 3~3.25%로 상승한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금리 인상률 전망에서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7시20분 현재 ‘빅스텝’을 예상한 비율은 58.5%로,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둔 의견(41.5%)을 앞질렀다.

다만 연준의 긴축을 지난해부터 이끌어온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의견은 다르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 18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자이언트스텝’을 지지하는 취지로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하방 압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금리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2. 베드배스앤드비욘드 [BBBY]

미국 가정용 생활용품 소매점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지난달부터 시작된 반등장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급등한 ‘밈스톡’으로 평가된다. 밈스톡은 미국 커뮤니티 레딧 회원을 중심으로 맥락 없이 등락하는 주식을 말한다. 미국 게임체인 게임스톱, 멀티플렉스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가 대표적인 밈스톡으로 꼽힌다.

밈스톡은 순식간에 강한 매도세에 휩쓸릴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주가 차트는 8월 들어 전형적인 밈스톡의 유형을 나타냈다. 지난 1일 나스닥에서 4.94달러로 출발한 주가는 지난 17일 장중 30달러에 도달했다. 불과 13거래일 만에 주가를 6배나 끌어올린 셈이다. 하지만 급락세는 가팔랐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9일 40.54%나 급락한 11.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주가 급등락을 불러온 장본인은 게임스톱 회장이자 행동주의 투자자인 라이언 코언이다. 코언은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콜옵션을 대거 매입했고, 레딧 중심의 커뮤니티 사이트 투자자들은 매수세에 동참했다. 하지만 코언은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지분 11.8% 전량을 매각해 주가 폭락을 주도했다.

3. 엔비디아 [NVDA]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오는 24일 나스닥 본장을 마친 뒤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간으로 25일 오전 5시20분으로 예정돼 있다.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 발표를 보름가량 앞둔 지난 8일 스스로 전망치를 하향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이 1분기보다 19% 줄어든 67억 달러로 집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분기 전망치인 81억 달러를 밑도는 매출이 예고됐다. 특히 그래픽카드를 포함한 게임 부문 장비 매출이 20억4000만 달러로 1분기보다 4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엔비디아의 이런 실적 전망치 하향은 앞선 2주의 장세에서 주가로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의 지난 19일 마감 종가는 178.49달러다. 엔비디아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에 대한 월스트리트 전망치는 0.59달러 안팎으로 제시됐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