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인종차별 등 각종 구설로 방송계를 떠났던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2년 만에 근황을 전하며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22일 연예계에 따르면 샘 오취리는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M드로메다 스튜디오-PD의 수첩’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입을 열었다. ‘관짝에 묻힌 진실(feat.샘 오취리)’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그는 성희롱 의혹, 의정부고 학생들의 ‘관짝소년단’ 패러디에 대한 비판,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주장한 BBC와 인터뷰 등에 대해 일일이 해명했다.
앞서 샘 오취리는 2020년 8월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의정부고 졸업사진에 대해 “흑인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게재하며 K팝을 비하하는 의미의 해시태그 ‘teakpop’을 붙여 논란을 불렀다. 또 배우 박은혜와 찍은 사진에 한 네티즌이 “흑인에게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라는 뜻의 영문 댓글을 남기자 ‘동의’ 의미로 사용되는 “Preach”라는 댓글을 달아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샘 오취리는 우선 박은혜 성희롱 의혹에 대해 “존경스러운 사람과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아는 친구가 댓글을 남겼다. 친구끼리 농담이라고 생각해 저는 동의한다고 했다. 근데 이걸 성희롱이라고 하더라”며 억울해했다.
흑인 장례 문화를 패러디한 의정부고 학생들을 공개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웃자고 한 건데 제가 심각하게 본 면이 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런 글을 올리려면 친구들의 얼굴을 가렸어야 했는데 제가 실수로 그런 부분을 챙기지 못했다. 그때는 생각이 짧았다”며 “지금 돌이켜보면 표현의 문제였던 것 같다. ‘얼굴 색칠(블랙페이스)까지만 안 했으면 완벽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잘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BBC와의 인터뷰 기사가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취지로 보도된 것과 관련해서도 “처음 연락 왔을 때 안 하겠다고 했다. 왠지 이 사건(흑인 장례문화 패러디)을 이용할 것 같아서”라며 “인터뷰 당시에도 한국 홍보를 많이 했다. 그런데 기사 제목이 너무 이상하게 나갔다. 그거 보고 굉장히 욕을 했었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페인의 얼굴 찌푸리기 대회를 따라하며 손가락으로 눈을 찢는 행동을 해 동양인 비하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서는 “비하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동양인 입장에서 그 사진만 봤을 때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미안했다”고 사과했다.
오취리는 지난 2년간 방송으로 얻은 수익이 없어 어렵게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악플로 인한 스트레스도 전했다. 그는 “어느 정도 욕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선 넘는 욕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며 “저를 너무 미워하지 마시라”고 부탁했다.
‘SNS 보니까 골프를 치시던데’라는 질문에 오취리는 “아는 지인이 무료로 레슨 해주겠다고 해서 안 하려고 했는데 (했다)”라고 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