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모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ENA)가 시청률 17%를 넘기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방송된 ‘우영우’의 마지막 회 시청률은 17.5%(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집계됐다. 구교환이 방구뽕 역으로 특별출연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었던 9회 15.8%를 가뿐히 뛰어넘으며 새 기록을 썼다.
마지막 회에서는 우영우(박은빈)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태수미(진경)의 숨겨진 친딸이라는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됐다. 우영우는 좋아하는 마음에도 자신의 존재가 짐이 될까 이별을 통보했던 이준호(강태오)에게도 헤어지지 말자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우영우’는 첫 회 0.9%의 미미한 시청률로 출발했다. 그러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관심도가 수직상승해 매회 13∼14%대 시청률을 유지해 왔다. 최근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등 주요 채널의 드라마들이 5%대 시청률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을 사랑스럽게 그려내며 따뜻한 감동을 전했다. 장애뿐 아니라 노인, 여성, 어린이, 탈북민,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관련 사건들을 우영우만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유쾌하게 풀어내 호평을 얻었다.
주인공 우영우를 연기한 박은빈의 섬세한 연기가 극을 이끌고, 강기영(정명석 역) 하윤경(최수연 역), 주종혁(권민우 역) 등 우영우와 함께 일하는 한바다 식구들을 연기한 배우들 역시 각자만의 색깔을 지닌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이야기에 힘을 보탰다.
다만 드라마 후반에 들어서는, 업무에 시달리며 살아온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이 위암 3기 진단을 받고 태수미의 아들이 천재 해커로 등장하는 설정 등이 억지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우영우가 정명석에게 위암 생존율을 운운하며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장면은 익살스럽게 연출돼 암 환자들의 아픔을 웃음의 소재로 활용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럼에도 ‘우영우’를 통해 적잖은 힐링을 얻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보다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특징이 극 안 곳곳에서 설명돼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역할도 했다. 드라마 ‘우영우’ 자문 맡은 김병건 나사렛대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이 드라마가 자폐인에 대해 좀 더 깊게 고민하는 선례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