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상반기 국내 조강 생산량 작년보다 ↓, 하반기 실적에 ‘빨간 불’ 우려

입력 2022-08-18 17:58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스테인리스 냉연 코일 제품. 포스코 제공

국내 철강업계가 올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으나,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철강 제품 수요가 줄면서 철강업계가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조강 생산량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반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23조원으로 지난해보다 25.7% 증가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조1000억원으로 4.5% 감소했으나, 이 역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수치다.

현대제철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도 7조3810억원, 영업이익은 82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3%, 50.8% 증가했다. 동국제강은 매출 2조3133억원, 영업이익 293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7.2%, 41.9% 늘어났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타격으로 올 하반기 철강 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당장 올해 상반기 국내 조강 생산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우리나라의 조강 생산량은 3383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20만t)에 비해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월평균 생산량도 564만t으로 지난해 587t보다 줄었다. 상반기 조강 수출량도 21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만t) 대비 약 40% 감소했다.

연간 조강 생산량은 2017년 7100만t, 2018년 7250만t, 2019년 7140만t 등을 기록하다가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6071만t으로 큰 폭으로 줄어든 바 있다. 그러나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연간 조강 생산량이 7042만t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하반기 철강업계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 6월 기준 열간압연강재 재고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3.2% 늘어난 407만6000t에 달했다. 열연강판 재고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많은 173만t까지 늘었고, 냉연강판 재고는 69만t으로 작년보다 29.2% 증가했다.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3월 159.79달러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지속해서 하락해 지난 12일 기준 109.9달러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쓰이는 열연강판의 국내 유통 가격도 올해 5월 t당 138만원 수준에서 이달 기준 102만원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국내 철강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철강업계도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을 고려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국내 자동차사에 대한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21일 “복합적인 경제충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즉시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에 돌입한다”면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기도 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