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내 민주주의 고민하느라 불경스럽게도 ‘尹 회견’ 못 챙겨”

입력 2022-08-17 15:31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서울남부지법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관련 질문에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불경스럽게도 대통령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챙기지 못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 관련 질문에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을 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떤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답했는데, 이 전 대표가 이 발언을 본따 답변한 것이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기일에 출석한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인사 혁신이 공염불이 된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정치적인 얘기는 드릴 기회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중에 따로 말하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 전 대표는 심문과 관련해선 “절차적으로 잘못된 부분과 더불어 당내 민주주의가 훼손된 부분에 대해 재판장에게 드릴 말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단은 이르면 심문 당일 나온다. 다만 정치적 파급력이 있는 사안인 만큼 심리에 필요한 추가 자료를 받기 위해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법원 판단이 내려진 후 계획과 관련해 “기각이나 인용에 대한 선제적 판단에 따른 고민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린다면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고 비대위 운영에도 제동이 걸린다. 반대로 ‘기각’ 결정이 나올 경우엔 전날 공식 출범한 비대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