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전 대표가 비대위 출범 전날인 지난 15일 저녁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은 16일 주 위원장과 이 전 대표가 전날 만찬을 함께 하며 최근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당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 전환 전후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이 전 대표에게 자제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 당시 주 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양두구육(羊頭狗肉)’ 발언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을 개고기에 비유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거친 표현은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는 선 넘는 행동을 멈추라”는 취지의 주 위원장 발언에 이 전 대표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 위원장은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한 언론의 질의에 “노코멘트”라고 함구했다.
다만 주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출범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선 이 전 대표와의 만남 여부를 부인했었다. 주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이 전 대표와 따로 연락하거나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명백히 만나지 않겠다는, 만나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되고 부담을 준다고 한 뒤에는 접촉 시도를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밤 KBS 뉴스9에 출연해서도 ‘이 전 대표와 전혀 소통 안 하느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와) 만남이 잘되지 않고 있고, 언론을 통해 한 말을 보면 ‘만나도 서로 불편할 것이다. 서로 입장만 곤란할 것이니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며 “저희는 언제든지 만남의 길을 열어놓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이 전 대표를 만나 직접 중재할 계획은 전혀 없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그런 노력은 했다. (노력) 했지만, (이 전 대표) 본인이 언론을 통해 만나지 않겠다고 하는 마당에 반복해서 만나자고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고 문제를 푸는 방법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체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심리가 17일 예정돼 있고, 이 전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비대위 체제를 비판하는 여론전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어서 비대위 출범 이후에도 한동안 당 내홍이 이어질 전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