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5일 “당대표를 향한 도전을 멈춘다”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당대표 선거는 이재명 후보와 박용진 후보의 2파전으로 재편됐다.
강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가슴 뛰는 민주당을 만드는 당대표가 되고 싶었다”며 “이제 그 과제를 두 후보께 맡기고 저는 다시 한 명의 구성원으로 돌아가 새로운 길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은 두 분 중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가슴 뛰는 민주당을 함께 만들 수 있게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관심을 모았던 박 후보와의 ‘반이재명’ 단일화에 대해 강 후보는 “그것만으로는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오늘부로 저를 지지해준 당원, 지지자들의 선택이 남았다. 그건 그분들 몫”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후보 사퇴나 단일화와 관련해 박 후보와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없었다”고 답했다.
박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인지도 낮은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이라는 것은 활주로의 방지턱 같은 것”이라며 “정치공학적 단일화라는 게 한눈에 보였다는 게 제게는 되게 많이 뼈아팠다”고 설명했다.
충남 아산을이 지역구인 강 후보는 전날 자신의 ‘안방’인 충청권 경선을 마친 뒤 완주 여부를 고심하다 이날 오전 최종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의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이제 경선은 1대1 구도로 전환됐다”며 “미래세대인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가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통합의 가치를 말씀하시던 강 후보께서 사퇴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강 후보의 사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서로 색깔이 다른 강 후보와 박 후보가 단일화를 했어도 극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단일화까지 불발되면서 오히려 이 후보의 독주체제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전체 17개 지역 중 12곳에서 경선을 마친 상태다. 현재까지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이 후보(73.28%), 박 후보(19.90%), 강 후보(6.83%) 순이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전북, 21일 광주·전남, 27일 서울·경기에서 경선을 치른 뒤 28일 전당대회를 열고 차기 지도부를 최종 선출한다.
오주환 김승연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