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막말을 쏟아내며 떼쓰는 모습은 보기 딱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홍 시장은 15일 페이스북에 “1년 전 전당대회 때 당원과 국민은 정권교체를 위해 무언가 바꾸어 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준석 신드롬을 만들어 냈지만 정권교체가 된 지금은 모두가 합심해 윤석열 정권이 안정되고 잘하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 민심과 당심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더 이상 이준석 신드롬은 없다”면서 “정치판의 천변만화가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 아직도 1년 전 상황으로 착각하고 막말을 쏟아내면서 떼를 쓰는 모습은 보기에 참 딱하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이 대표를 향해 “이제 그만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시고 보다 성숙되고 내공 있는 모습으로 돌아오시라”고 조언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 탄핵 때는 몰락해가는 정권이어서 흔들기 쉬웠지만 윤석열 정권은 이제 갓 시작한 정권”이라며 “대의를 위해 소를 버리시라. 당랑거철에 불과하다”고 했다.
당랑거철은 자기의 힘은 헤아리지 않고 강자에게 함부로 덤빈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홍 시장은 앞서 지난 13일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 청문홍답(청년이 물으면 홍준표가 답한다) 코너에서도 ‘이준석 대표가 대통령에게 이 XX, 저 XX 욕을 먹으면서 대표직을 했었다고 하더라’는 내용의 글에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 보셨으면”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홍 시장은 추가로 올린 글에서도 “답답한 심정은 잘 안다. 억울한 심정도 잘 안다. 하고 싶은 말 가리지 않고 쏟아낸 젊은 용기도 가상하다”면서도 “조금 더 성숙하고 내공이 깊어졌으면 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그는 “탄핵 때 당내 일부 세력이 민주당과 동조해서 억울하게 쫓겨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정을 생각해 보신 일이 있냐. 바른미래당 시절 손학규 전 대표를 모질게 쫓아낼 때 손 전 대표의 심정을 단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보신 일이 있냐”면서 “돌고 돌아 업보로 돌아오는 것이 인간사”라고 했다.
홍 시장은 “나도 나와 아무런 관련 없던 디도스 사건으로 당대표에서 물러날 때 단 한마디 억울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고, 위장 평화 쇼라고 한 말이 억울하게 막말로 몰릴 때도 단 한마디 변명 없이 물러났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나는 이 대표의 명석함과 도전하는 젊은 패기를 참 좋아한다. 그러나 그게 지나치면 유아독존이 되고, 조직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독선에 휩싸이게 된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간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것은 한바탕 살풀이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부디 자중자애하시고 조금 더 성숙해서 돌아오시라.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