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언급한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걸고 뒤에선 개고기를 판다) 표현을 두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당대표였던 분의 입에서 대통령 후보를 개고기에 빗대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라고 14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대선 상황을 ‘양두구육’에 비유하며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잘 팔았던 사람이 바로 저였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내부총질 당대표’ 문자를 비판하며 ‘양두구육’이란 표현을 처음 썼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를 비롯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은 결코 그 생각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께서 비록 정치에 미숙함은 있을지 모르나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결코 개고기 비유로 비하될 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본인의 일로 윤리위 징계가 있었다. 왜 그에 대한 말씀은 없으신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도서를 누비며 민심을 듣고자 노력했던 그 귀한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셨습니까”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곧장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철규 의원은 양두구육을 보고 자기가 개냐고 발끈하셨는데 이건 기본적으로 사자성어 자체를 이해를 못 하신 것이니 그러려니 하고, 김미애 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을 보셨으면 대통령이 개고기라고 생각하실 수가 없는데 도대체 다들 뭐에 씐 건지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이 대표는 또 “일부에서 대응이랍시고 폭로 프레임이라도 잡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어제 제가 밝힌 사실관계는 ‘나는 대통령에게 독대를 통해 이러이러한 정책을 제안한 적이 있다’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대통령에게 정책 제안을 했다고 밝히는 게 폭로인가”라고 반문하며 “기껏 하루 자고 일어나서 고심 끝에 한다는 대응이 이런 식이면 사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고기’가 지칭하는 대상에 대해 “개고기는 상품이다. 개고기 파는 상인이 아니라 우리가 걸었던 많은 가치가 최근에 조종되고, 수포로 돌아가는 양태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개고기가 사람에 해당하는 건 아니다. 저도 양머리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