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뻑쇼’ 뒤 지역 확진자 폭증… 정부, 현장 점검 나서

입력 2022-08-12 15:32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싸이 흠뻑쇼'를 찾은 관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가수 싸이 ‘흠뻑쇼’를 비롯한 대규모 공연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가 현장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9월 말까지 개최되는 대형 콘서트와 페스티벌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2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대규모 공연장 방역관리 방안을 보고받고 이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국민들께서는 실내뿐만 아니라 50명 이상이 참석할 때는 실외 공연에서 꼭 마스크를 착용해 즐거운 공연과 함께 안전을 모두 지켜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대중음악공연업계와 간담회를 열거나 공문을 보내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비치, 열 감시 카메라 설치 등의 방역지침을 안내하기로 했다.

앞서 흠뻑쇼 공연이 열린 지역 사회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이 심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내린 조치다. 강원 강릉과 전남 여수에서 해당 공연 이후 확진자가 급증했다. 강릉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공연이 열린 이후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31일 225명에서 지난 1일 544명, 2일 788명, 3일에는 908명까지 늘어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확진자 증가가 ‘흠뻑쇼’ 여파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지난 6일 공연이 열린 여수에서도 공연에 다녀온 뒤 코로나19에 확진된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공연을 다녀온 후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례는 이날까지 66명으로 파악됐다. 여수 공연에는 3만명의 관객들이 몰렸다. 지난달 9일 인천에서 시작한 흠뻑쇼는 서울, 수원, 강릉, 여수 공연을 마쳤고 대구와 부산 일정만 남겨두고 있다.

현재 방역 지침상 역학조사도 따로 하지 않아 확진자가 ‘흠뻑쇼’에 다녀왔는지 정확한 집계는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공연과 관련성이 확인된 이들은 양성판정을 받은 뒤 자기기입식 역학조사서를 제출해 예외적으로 이동경로가 파악된 경우다. 실제는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달 15일 흠뻑쇼 공연에 다녀온 뒤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제보와 사례가 잇따르자 방역당국이 세부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공연과 확진자 급증세 사이의 상관관계가 증명되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온라인 등을 통해 공연 이후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경험담 등이 잇따르면서 공연이 예정된 대구·부산 시민들의 걱정은 커지는 모양새다.

흠뻑쇼 측은 마스크 미착용자는 출입을 금지하고 유증상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방역 대책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또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 공연 시작 전 공연장 전체를 소독하고 모든 관객에게 방수 마스크 1장과 KF94 마스크 3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공연 중간에도 관객들에게 마스크 교체를 안내하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