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독주’를 이어가는 이재명 후보가 11일 공개 일정 없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 후보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경선 일정이 반환점을 도는 점을 고려해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잦은 토론회 등 외부 일정으로 ‘번아웃’ 직전에 몰린 체력과 정신력을 재충전했다고 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이 후보가 하루 동안 민주당 관계자와의 면담이나 식사, 대의원 접촉 정도만 하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측근과 캠프 관계자들을 만나 전당대회 후반기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이 후보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재명 대세론’이 확인되다 보니, 이 후보가 당대표 선거 승리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전당대회 이후 차기 당대표로서 민주당의 비전을 어떻게 보여줄지를 고민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당초 이날 방역 관련 현장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체력 문제로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대외활동을 할 만한 날씨도 아니고 코로나 재확산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 후보가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해 일정을 비웠다”며 “특히 10일엔 이 후보가 상대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 TV토론을 연달아 두 개나 준비하면서 번아웃 직전 상태”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최근 살인적인 일정이 계속되자 측근에 “대체 전당대회 일정을 누가 짰느냐”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반면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이날 5~6개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이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강 후보에게 단일화를 재차 촉구했지만 강 후보가 사실상 거절하면서 ‘단일화 논의’는 또다시 아무런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박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민심과 당심이 확인되는 방식이면 어떤 방식이든 강 후보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뤄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후보는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강훈식이라는 사람이 민주당의 비전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비행기를 띄워야 하는데, 그 활주로에 단일화라는 방지턱을 설치하는 느낌”이라며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비명(비이재명)계 중진 의원은 “비명계 의원들도 개별적으로 강 후보에게 단일화를 요청하고 있는데, 충청이 기반인 강 후보는 ‘충청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14일까지 기다려달라’는 입장”이라며 “주말 이후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규영 김승연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