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마녀 아니란 증거를 내라니…조심하라”

입력 2022-08-10 20:48
강훈식, 이재명, 박용진(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0일 대전 TJB대전방송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박용진 후보가 TV토론회에서 ‘사법 리스크’ 문제로 정면충돌했다.

이 후보는 10일 TJB대전방송 합동토론회에서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명확한 자료와 반박 근거를 당과 공유해야 한다’는 박 후보의 주장에 대해 “세상에, 마녀가 아닌 증거가 어디 있느냐”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 후보가 “마녀인 증거를 본인이 내셔야 한다”고 반박하자 박 후보는 “마녀라고 수사기관이 하는지 모르지만 저는 그런 말씀을 드린 적 없으니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마녀가 아닌 증거를 내라면서요. 그러니까 그런 건 조심해 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논란이 됐던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의 당헌 80조 개정 문제를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당헌 80조는)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당 전체의 사법 리스크로 번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아닌가”라며 “(개정에) 반대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압박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저는 당헌 개정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낸 일이 없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이어 굳은 표정으로 “해당 조항에 ‘부정부패를 저지른 경우’라고 표시가 돼 있는데, 제가 돈 받은 일이 있다고 합니까? 아무 해당이 없잖느냐”고 따져 물었다.

강훈식, 이재명, 박용진(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0일 대전 TJB대전방송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후보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토론을 하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백현동 개발’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성남시장으로 계실 때 백현동 사업에서 임대주택 비율을 10%로 확 줄였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는데 입장이 왜 그렇게 바뀌었느냐”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임대주택을 수백가구 지으려면 성남시 재정이 엄청나게 투자되기 때문에 결국 포기한 것”이라며 “성남시가 원래 임대주택을 할 계획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후보는 토론회에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사람들이 고통받을 때 특별한 혜택을 받은 기업들이 있다”며 ‘횡재세 긴급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횡재세란 시장 상황에 따라 막대한 이익을 얻은 기업에 추가로 물리는 초과이윤세를 뜻한다.

다만 산업계에서는 ‘시장질서를 왜곡할 수 있다’며 횡재세 도입에 반발하는 상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앞서 도입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후보와 박 후보는 이날 충북MBC 합동토론회에서도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이 후보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해 “결과는 전국적인 선거 패배로 귀결됐다. 자생당사라는 비판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미래지향적인 토론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 질문을 벌써 세 번째 하시는 것 같다”며 “국민의 신뢰를 받고 여당과 제대로 싸우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제 역할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주환 김승연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