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공식 전환한 것과 관련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9일 ‘주호영 비대위’가 출범한 지 하루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가처분 신청 전자로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에 나서면서 향후 법원 판단에 따라 당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친이준석계’로 꼽히는 박민영 당 대변인이 대통령실 청년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과 관련해 “박 대변인에게 충성을 받지 않았으니 배신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대변인은 지난 4월 이 대표가 주도했던 ‘나는 국대다’ 토론배틀을 통해 당 대변인으로 선발됐다.
그랬던 박 대변인이 대통령실로 이직하는 것을 두고 이 대표를 배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당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이 대표가 이를 부인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에서 “박 대변인에게 충성을 요구한 적이 없으니 충성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박 대변인이 당 대변인으로 있는 동안 저는 단 하나의 지시도 내린 바가 없다”며 “자유가 가진 큰 기회와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누구보다도 그 자유를 잘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이 자신을 포함한 지도부의 지시를 받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로 당 공보 활동에 임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박 대변인을 향해 “같은 대변인 직함이지만 그곳(대통령실)의 근무환경은 좀 다를 것”이라며 “젊음이란 자유의 ‘모미아니면 햄보칼수가 업는데’ 잘 헤쳐나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자유의 몸이 아니면 행복할 수가 없는데’라는 표준어 대신 일부러 오타를 사용했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 등장하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의 발음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배우는 극중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인물로 출연하는데, 이 대표가 박 대변인을 이 배우에 빗댄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박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대통령실에서 청년대변인으로 함께 일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다”며 “대통령의 곁에서 직접 쓴소리를 하면서 국정을 뒷받침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다음 주부터 대통령실로 출근할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