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씨의 유족이 10일 유엔에 공식 서한을 보냈다.
유족 측은 진정서 형식의 서한에서 “아무리 호소해도 동생 이대준이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유족들이 잘 알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유족은 국가가 국민을 살리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국민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 국가는 무엇을 했는지 알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어 “물론 국가가 이대준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실패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단 한 명의 목숨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가라면 구조하기 위해 셀 수도 없이 많은 시도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는 구조하려는 어떠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 점을 공문서로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유족은 정보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문재인정부는 이 정보를 숨겨 왔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또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유족에게는 피살 사건 발생 당시 국가가 이씨의 구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호소했다.
또 국제 사회가 이 사건과 관련한 북한의 공식적인 답변을 받아내 줄 것을 촉구했다.
유족 측은 “이 사건은 사람의 목숨을 코로나 바이러스로 취급해 어떤 절차도 없이 그 자리에서 총살하고, 불태워 죽인 북한군 및 북한 당국의 만행과 인권유린적 행위”라면서 “국제 사회의 관심과 노력으로 강력한 항의와 재발 방지에 관한 북한의 답변을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 측은 또 “유족이 원하는 정보를 볼 수 있도록, 그리고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사실을 왜곡하기 위해 진실이 은폐되는 일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유엔에 서한을 보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의 형 이래진씨와 이씨의 아들,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 명의로 작성된 진정서는 모리스 티볼 빈즈 유엔 비사법적 약식·임의처형 특별보고관에게 전달된다.
유족 측은 이달 중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한 일정이 확정되면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