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셀프공천’ 비판에 “필요하다 생각했다”

입력 2022-08-09 19:51
박용진(왼쪽부터), 강훈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9일 부산 수영구 부산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용진·강훈식 후보가 9일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공천 학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찬성’ 등을 고리로 협공을 펼쳤다.

이 후보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자신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이날 부산 MBC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 후보를 향해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반대세력을 배제할 것이라는 엄청난 공포가 당내 있다”며 “시스템 공천이 마련됐는데도 왜 이런 얘기가 나온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제가 여의도에서 오래 활동한 사람이 아니고 바깥에서 지방 행정을 주로 했던 사람이라 이질감 때문에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시·도정에서 많은 성과를 내 여기까지 왔는데 그것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억압하고 일방적으로 지시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게 했다면 전두환이 더 많은 성과를 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당대표가 됐을 때) 공천관리위원장을 가장 (사이가) 먼 사람으로 임명할 생각이 있냐’는 강 후보의 질문에 “공관위원장이든, 어떤 위원장이든 제가 일방적으로 할 생각은 없다”며 “당연히 중지를 모아서 가장 합리적이고 역량 있는, 선거에 이기는 데 도움이 될 사람을 구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이 후보가 이날 오전 진행된 CBS라디오 주최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국민여론은 찬성 여론이 높은 것 같다”고 말한 것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이 후보가 사실상 사면에 찬성 입장을 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빨리 가석방되거나 사면된다는 문제에 대해 우리 원칙이 그렇게 쉽게 흔들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오해가 있는데, 법 적용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똑같은 법을 적용하자는 것”이라며 “재량 범위 내에서 이걸(이 부회장 사면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대통령의 권한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용진(왼쪽부터), 강훈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9일 부산 수영구 부산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박 후보는 이 후보의 인천 계양을 ‘셀프공천’ 의혹을 파고들었다.

박 후보가 ‘셀프공천’ 의혹을 따지는 과정에서 이 후보는 “(공천 당시) 제가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계양을에) 나가기 싫다는 의견이었냐, 나가고 싶다는 의견이었냐”고 캐묻자, 이 후보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당시 자신을 인천 계양을에 공천해달라고 지도부에 요청한 것을 인정한 셈이다.

박 후보가 “민주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계양을 공천이 패배의 원인 중에 하나”라며 사과를 요청하자, 이 후보는 “(패배) 결과가 과연 그것(계양을 공천) 때문이냐는 건 다른 의견도 많다”라며 에둘러 거절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당이 다음 선거부터라도 이길 수 있게 혁신하는 게 또 다른 책임 방식”이라며 “이 판단이 옳은지 여부는 박 후보의 의견도 있지만, 당원과 국민이 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규영 김승연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