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반지하 고립” 잇단 신고…군포 경찰 세명 구했다

입력 2022-08-10 00:03 수정 2022-08-10 00:03
지난 8일 밤 경기 군포시의 한 반지하에 고립된 시민을 구조하고 있는 경찰.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경기 군포시에서 물이 들어차 반지하 방에 고립된 시민을 경찰이 잇따라 구조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8일 오후 11시10분쯤 경기남부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에 “집에 물이 차서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가 접수됐다.

군포시의 주택 반지하에 거주하는 60대 A씨는 방 안에 빠른 속도로 빗물이 차올라 현관문을 열고 탈출하려 했지만 수압 탓에 문이 열리지 않자 경찰에 구조 요청을 했다.

이 신고에 출동 지령을 받은 군포경찰서와 금정파출소 소속 정재형 경장 등 4명은 곧바로 현장으로 나갔다. 현장에 도착한 정 경장 등은 쏟아지는 비의 양으로 볼 때 구조를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즉각 구조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주변에 있던 각목과 철근을 이용해 지렛대 원리로 방범창을 뜯어낸 뒤 창문을 깨고 A씨를 구조했다.

A씨에 이어 바로 인접한 건물에서 오후 11시23분과 42분에 잇달아 구조 요청 신고가 접수됐다. 정 경장 등은 같은 방법으로 60대 여성 두 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당시 군포의 1시간 강수량은 112.5㎜(8일 오후 10시26분∼11시26분)로 도내 최대를 기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기성 경기남부청 112 관리팀장은 9일 “지난밤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계속돼 지역 경찰관, 교통 경찰관이 비상근무를 하면서 침수지역 인명피해 예방에 주력했다”며 “정 경장 등이 출동 지령을 받고 단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데 이어 신속·정확하게 상황 판단을 해 시민들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간밤 폭우로 서울 관악구에서는 지난 8일 오후 9시 7분께 침수로 반지하에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연합뉴스

한편 서울에서는 비슷한 사고로 3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0시26분 신림동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에서 40대 여성 B씨와 그의 언니, 그리고 B씨의 10대 딸이 사망한 채 순차적으로 발견됐다.

사고에 앞서 B씨는 지인에게 침수 신고를 해 달라고 요청했고, 지인은 오후 9시쯤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이 출동했을 때 주택 안에 물이 너무 많이 들어차 있어 배수작업이 필요한 상태였고, 경찰은 소방에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하지만 배수작업 이후 이들 가족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