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에 중부지방에 최대 4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며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행정안전부는 9일 오전 1시를 기점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고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 발령해 대응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 현재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8명(서울 5명·경기 3명), 실종자는 7명(서울 4명·경기 2명·강원 1명) 발생했다. 경기 광주시에서는 전날 밤 버스정류장 붕괴 잔여물 밑에서 여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새벽엔 도로사면 토사 매몰로 남성 1명이 사망했다. 경기 화성시에서도 산사태로 인한 토사에 매몰돼 1명이 숨졌다.
서울 지역에선 서초구 지하상가와 음식점, 하수구 등지에서 4명이 실종됐다. 경기 광주에서는 하천범람으로 급류에 휩쓸려 2명이 실종됐고, 강원 횡성군에서는 산사태로 1명이 매몰됐다. 이재민은 230세대 391명으로 이 중 225세대 383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주민센터와 학교체육관 등에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 교통도 폭우로 마비돼 시민들이 출근길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은 9일 첫차부터 오후 2시까지 노량진역~사평역 구간 등이 물에 잠겨 노량진역~신논현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오후 4시 기준 현재는 동작역만 무정차 통과 중이고 운행은 재개됐다. 서울 버스도 오후 2시30분 기준 39개 노선이 일부 지역을 우회하고 있다.
도로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서부간선도로, 동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등 주요 도시고속도로가 통제됐다. 다만 잠수교를 제외하고는 오후 2시30분쯤 대부분 통제가 해제됐다.
재난 규모가 커지자, 서울시에 대한 책임론도 나왔다. 서울시가 올해 수방 및 치수 예산을 전년(5099억원) 대비 649억원 적은 4450억원을 편성했기 때문이다. 최종 시의회에서 의결된 금액은 4202억원이었다. 서울시는 “최근 추경에 수방 예산 292억원을 긴급 편성했다”며 “피해 최소화와 복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필요 시 재난기금 및 예비비 등을 적극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