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차기 당권 도전과 관련해 “제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상황에서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 의원이 차기당권 도전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을 주제로 민·당·정 토론회를 개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권 도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안 의원은 “합당 전부터도 일관성 있게 제가 주장하고 믿었던 게 ‘국민의힘은 중도와 보수가 통합해서 실용적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정당이 돼야 대중 정당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만약 그런 일을 하는 데 제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개최 시점에 대해선 “개개 정치인이 ‘몇 월에 하는 게 좋다’고 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그렇게 되면 그것 자체가 여러 갈등 소지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당원과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서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게 옳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지도부의 비대위 체제 전환과 관련해 “여기서 좌고우면하기보다 정부·여당으로서 빨리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 보이는 게 옳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게 비대위의 역할”이라며 “여러가지 의견들을 수렴해 전당대회를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사실상 강제 해임된 이준석 대표에 대해 충고를 내놓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는 당의 귀중한 자산이고 이번에 일들을 잘 해결하고 좀 더 거듭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계속 소송 등을 강행하다 보면 옆에 있던 분들까지도 떨어져 나갈 우려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이제는 본인을 위해서 당을 위해서 멈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학제 개편 논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안 의원은 “현재 5세 입학이 좋으냐 나쁘냐 이런 것은 굉장히 지엽적인 부분”이라며 “순서를 제대로 밟지 않고 정책적인 부분을 먼저 내세우다 보니 지엽적 부분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부딪히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 의원은 “국민적인 공론화와 공감대를 얻는 일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퇴에 대해선 “인사권자는 윤석열 대통령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뭐라고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대통령께서 결정하시고 하신 거니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 의원은 전날 내린 폭우로 교통난을 겪으면서 토론회에 40분 넘게 지각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지역 수해 현장 둘러보고 왔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