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지고 찾아온 9일 시민들은 새벽부터 분주했다. 동작구의 한 아파트에선 축대벽이 폭우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차량이 매몰됐고, 주민 백여 명은 인근 학교로 긴급 대피했다. 수도와 전기가 끊겨 물을 사가는 모습도 보였다.
주택가에 살던 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밤새 물이 차 잠도 못 잤다. 잠시 몸을 피했다가 다시 찾은 집은 치울 엄두를 내지 못한다.
사당동에 거주하는 집주인 A씨는 “어떻게 치워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세를 준 반지하 방은 밤새 물만 겨우 빼냈다.
전날 내린 폭우에 무정차 통과했던 이수역도 정상화됐다. 지난 8일 이수역은 역사 천장이 무너지고 물에 잠겼었다. 밤사이 역 직원들은 다음날 출근길을 앞두고 흙과 잔해를 말끔히 정리했다.
역 인근 도로에선 침수된 차량이 도로 한가운데 그냥 멈춰서 있었다. 멈춰 선 와이퍼는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말해주는 듯 하다.
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