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청사 내 카페 운영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장애인과 다문화인 등의 사회적 진출과 경제자립에 든든한 디딤돌을 놓아주고 있다.
8일 광주시와 자치구 등에 따르면 한정된 고용시장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10여 년 전부터 청사 내에서 사회적기업 등이 운영하는 카페를 통해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광주시와 4개 자치구, 광주도시철도공사, 광주테크노파크 등 7곳에서 이 같은 카페가 성업 중이다.
접근성이 좋은 청사 1층에 들어선 이들 카페는 공무원과 방문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식음료를 팔아 ’사랑방’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빵과 커피 등을 파는 것은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지만 종업원들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대부분이다.
사단법인 광주 북구 장애인복지회가 운영하는 광주시청 1층 ‘이룸카페’는 2011년 6월 공공성을 띤 지역 지자체 카페 가운데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이후 8명의 발달장애인과 5명의 비장애인이 어울려 커피 등 음료를 만들고 각 사무실로 직접 배달까지 하고 있다. 이룸카페는 ‘희망과 꿈을 이루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광주지역 4개 자치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동구는 바리스타의 꿈을 키우는 저소득 청년을 주로 채용한 카페 ‘디-커피스토리’, 서구는 국제결혼으로 이주해온 다문화인들이 손님을 맞는 카페 ‘사과나무’를 운영 중이다.
북구는 관내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구내매점, 광산구는 특수학교인 인화학교 출신 장애인들이 맡은 ‘카페홀더’가 입점을 마쳤다. 카페 명칭 홀더는 ‘홀로 삶을 세우며 더불어 사는 사람들’에서 따온 말이다.
카페홀더는 2011년 12월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의 치료비와 졸업생들의 일자리를 위해 문을 연 곳이다. 2011년 말 광산구 삼거동 청각장애인 교육시설인 인화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과 학대 사건 등은 소설과 영화 ‘도가니’의 소재가 됐다.
광주 지하철 운영 주체인 광주도시철도공사 1층에도 사회적 협동조합 홀더가 운영하는 같은 명칭의 ‘카페 홀더’가 개점했다. 이밖에 광주테크노파크는 본부동 1층 중앙로비에 일자리 연계사업으로 카페 ‘테크테리아’를 운영하면서 발달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장애인 등의 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을 고려할 때 지자체뿐 아니라 지역 대기업 등에도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저렴한 카페가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