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첫 2000년대생 우승 김주형 “꿈꾸던 무대 정상 올라 영광”

입력 2022-08-08 10:10 수정 2022-08-08 10:14

2002년생 김주형이 미국프로골프투어(PGA) 투어 시즌 마지막 정규 대회인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73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임시 특별 회원 자격으로 투어에 참가 중인 김주형은 정상에 오르며 한국인 역대 9번째로 PGA투어 우승자가 됐다. 20세 1개월 18일에 우승하며 한국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김주형은 7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7131야드)에서 열린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 보기 1개로 9언더파 61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2위권을 5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31만4000달러(약 17억원)다.

전날 악천후로 중단됐던 대회는 3라운드부터 재개됐다. 11번 홀(파4)부터 경기를 치른 김주형은 14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뒤, 16번 홀(파3)에서 바운스백에 성공하며 선두와 2타 차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김주형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말그대로 ‘미친 샷감’을 뽐냈다. 2번 홀(파4)에서 4번 홀(파4)까지 연속 버디를 잡아낸 데 이어 5번 홀(파5) 이글과 6번 홀(파4) 버디를 기록하며 5홀에서 무려 6타를 줄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8번 홀(파4)와 9번 홀(파4)에서도 한 타를 줄인 김주형은 10번 홀(파4)에서 보기로 주춤했지만 15번 홀(파5)과 16번 홀(파3) 연속 버디로 우승을 차지했다. 앞선 1라운드 1번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해 4타를 잃으며 시작했던 김주형은 이후 24언더파를 쓸어 담으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2002년 6월 21일생인 김주형은 이번 우승으로 다양한 기록을 쏟아냈다. 우선 PGA투어 사상 첫 2000년대생 우승자가 됐다. PGA투어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에서 분리된 1968년 이후 조던 스피스(미국)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로는 최연소 PGA투어 우승 기록을 세웠다.

아시안투어와 코리안 투어에서 뛰던 김주형은 올 시즌 중반부터 PGA투어의 초청을 받아 몇 개 대회에 나섰다. 초반에는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지난달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스코티시 오픈에서 3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7위에 오르며 PGA투어 출전권을 따낸 김주형은 우승까지 차지하며, 페덱스컵 플레이오프까지 출전하게 됐다. 프레지던츠컵 출전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김주형은 시상식 후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고, 바라만 보던 PGA투어 첫 우승”이라며 “어려서부터 꿈꾸던 무대에서 우승해 너무 영광이다”라고 기뻐했다.우승의 원동력으로는 퍼팅을 꼽았다. 그는 “퍼팅이 포인트였다. 노력한 것이 잘 돼 우승한 것 같다. 멘털적으로 차분하게 한 게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보다 더 좋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며 “지금처럼 매일 발전하려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종 목표는 언젠가 이뤄지면 그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선두로 출발한 임성재는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4개로 2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5언더파 265타로 존 허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경훈은 4언더파 276타로 공동 61위에 그쳤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