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가 시작부터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로 흘러가고 있다. 친명(친이재명) 최고위원 후보들도 전원 상위에 올라 ‘친명 싹쓸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재명 후보는 7일 제주와 인천 지역에서 열린 2차 순회경선에서 70% 넘는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전날 강원·대구·경북 지역 1차 경선에 이어 이틀 연속 압승을 거둔 이 후보는 1·2차 권리당원 투표 합계 득표율 74.15%를 기록했다. 박용진 후보의 누계 득표율은 20.88%, 강훈식 후보는 4.98%로 집계됐다.
이 후보는 6일 강원·대구·경북 경선에서는 74.81%를 얻었고 박 후보는 20.31%, 강 후보는 4.88%에 그쳤다.
이 후보는 현재까지 권리당원 투표가 이뤄진 5개 지역에서 모두 7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후보는 인천 경선 후 기자들과 만나 “생각보다 많은 분이 지지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허무한 ‘안방 대세론’이 아닌 민주당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꼭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강 후보도 “이제부터 올라갈 일만 남았다”면서 “다음 주부터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2020년 전당대회 때) 이낙연 전 대표의 60% 득표율이 역대 최대 득표치였는데, 그것을 훨씬 웃돈 최고의 성적”이라며 한껏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 측은 특히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제기한 ‘이재명 셀프 공천’ 논란에 대해 박 후보가 집중 공격을 퍼부었음에도 압도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나 셀프 공천 공격에 파괴력이 없다는 게 입증됐다는 것이다.
이변이 없는 한 이 후보 대세론은 전당대회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순회경선 기간 매주 공개되는 권리당원 투표 결과는 전체 득표율에 40%가 반영돼 영향력이 가장 크다. 게다가 이번 전당대회부터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10%에서 25%로 올렸는데, 여론조사 대상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를 제외하기 때문에 ‘이재명 쏠림 현상’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이재명 파워’가 고스란히 입증됐다. 1·2차 권리당원 투표 합산 결과 5위 이내에 친명계 후보 4명이 전원 이름을 올린 것이다. 3선의 정청래 후보가 28.40%로 1위를 차지했고 박찬대(12.93%) 장경태(10.92%), 서영교(8.97%) 후보가 각각 3, 4, 5위에 올랐다. 비명(비이재명)계 후보 중에는 문재인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후보가 22.24%로 2위를 기록했다.
만약 1·2차 경선 추세가 지속된다면 새 지도부는 ‘이재명 지도부’로 꾸려질 것이 확실시된다. 이 후보와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 4명이 모두 당선될 경우 당 최고위원회는 새 당대표가 지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과 당연직인 박홍근 원내대표까지 포함해 전체 9명 중 8명이 친명계 인사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경찰 수사 결과 발표가 남아 있고, 호남과 수도권 표심도 장담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인천=오주환 기자, 김승연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