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뽑는 첫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70%대 득표율로 대승을 거두자, 박용진·강훈식 후보 간 단일화가 더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강 후보가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꺾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박·강 후보의 ‘반명(반이재명) 단일화’에 대한 인식 차가 여전하다는 얘기도 있다.
강 후보는 제주와 인천에서 경선이 실시된 7일 제주 호텔난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인가, 아닌가’는 민주당다운 질문이 아니다”라며 “‘단일화인가, 아닌가’는 이기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젊은 정당인가, 낡은 정당인가’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질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명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박 후보는 6일 강원·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 결과 발표 현장에서도 단일화와 관련해 “당원과 국민의 간절한 마음을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다”며 강 후보를 압박했다.
그러나 강 후보는 “차차 논의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은 “박·강 후보의 득표율을 합쳐도 이 후보의 절반이 안 되니, 당내에서도 단일화를 요구하는 비명(비이재명)계 목소리가 수그러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명계 중진의원도 “1차 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되는 10일 이전에라도 단일화가 돼야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일 텐데, 충청이 베이스인 강 후보가 ‘충청 경선(14일)까진 기다려달라’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강 후보의 선전 기미를 보일 경우 두 후보가 경선판을 흔들기 위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1차 순회경선 지역이 이 후보의 고향(경북 안동)이었다는 점에서 박·강 후보는 ‘바닥 득표율’을 찍은 셈”이라며 “다른 지역에서 득표율이 반등하면 단일화 논의도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문 진영을 포함한 비명계 의원들은 조만간 비공개 회동을 갖고 박·강 후보 간 단일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