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맥주 제품 출하가 5일 다시 중단됐다. 이곳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닷새째 농성 중이다. 강원경찰청이 전날 경력을 투입해 물류차량 이동로를 확보하며 맥주 출고가 정상 재개됐으나, 하루 만에 다시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이다.
화물연대 조합원 150명은 이날 출입로인 하이트교의 진입 도로를 화물차 20여대로 막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트교는 공장과 외부를 잇는 유일한 교량다. 이곳이 막으면 맥주 출고는 물론 맥주 생산에 필요한 원료도 들여오지 못한다. 외부와의 유통이 전면 차단된다고 볼 수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 2일 새벽부터 하이트교 차단 시위를 벌이는 중이다. 이 때문에 강원공장의 맥주 출고율은 평상시보다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2일 출고율은 평시보다 29% 수준으로 떨어졌고, 3일에는 출고가 전무했다.
전날 오전까지도 출고율은 0%를 기록했으나 오후 들어 경찰이 기동대를 투입하면서 출고가 재개됐다. 이때 경찰이 시위 진압과 도로 확보 작업에 나서는 과정에서 조합원 5명이 교량에서 투신했다 구조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또다시 출고가 막힌 것이다. 강원공장의 하루 평균 출고량은 11~12만 상자로 하이트진로가 보유한 맥주공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테라, 하이트, 맥스, 필라이트 등 맥주 제품을 생산한다.
화물연대는 그동안 경기 이천과 청주 소주 공장에서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2일부터 홍천 맥주 공장으로 옮겨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의 운임 30%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해고된 조합원들의 복직과 손해배상 청구 취소, 안전운임제도 일몰제 폐지 등의 요구안이 수용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농성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 측은 이번 주말까지 항의 집회를 더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회사 측은 “이천·청주공장 파업과 무관한 강원공장 앞 농성은 명분 없는 영업방해 행위”라며 법적 대응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뿐 아니라 오비맥주 공장 역시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있다. 오비맥주 광주공장과 이천공장 노조는 사측과 임금협상을 벌여왔으며 내주 사측의 최종안 수용 여부를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두 공장 노조는 애초 사측과 임금 협상에 진척이 없자 지난 1일 파업 돌입을 결정했다가 계획을 보류하고 재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이트진로에 이어 오비맥주 노조의 파업까지 벌어지게 되면 맥주 소비량이 증가하는 여름 성수기 제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