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지역 경제가 올 상반기 생산·수출·소비 부문에서 모두 증가세 보이며 코로나19 상황에 비해 회복했지만, 경제고통지수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BNK경제연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상반기 동남권 경제 리뷰’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울경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조선(20.9%)과 석유정제(12.4%)가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며 지역 제조업 성장을 견인했다. 조선산업의 생산 호조는 지난해 많이 늘어난 수주 물량의 건조가 올해부터 본격화했기 때문이고, 석유정제의 경우는 최근 수급 불안에 따른 정제마진의 상승으로 정유사들이 공장 가동률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금속(2.0%), 자동차(1.4%), 철강(1.1%) 등의 생산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부울경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5% 증가한 706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수출액 기준으로 2017년 이후 최고치 기록이다.
고용 부문 역시 증가세를 지속했다. 부울경 취업자 수는 올해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4만5000명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각각 1만3000명, 1만1000명 감소했고, 건설업과 농림어업·광업에서 각각 3만5000명, 3만4000명 늘었다.
소비 부문도 회복 흐름을 기록했다. 대형소매점판매액 지수는 지난 1분기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종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2분기에는 3.5%까지 늘면서 상반기 중 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시장은 위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금리인상 등으로 부동산 매수 심리가 약화하면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34.0% 감소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의 경우 올 상반기 7.8% 상승했지만, 지난해 상반기(10.8%)에 비하면 상승 폭이 둔화했다.
국민이 겪는 경제적 고통의 정도를 나타내는 경제고통지수(소비자물가 상승률+실업률)의 경우 부산 9.1, 울산 9.3 경남 10.2로 전국 평균(9.0)을 웃돌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올 하반기 부울경 경제 회복세가 크게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의 삼중고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글로벌 통화 긴축, 러-우 전쟁 장기화 등이 민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영두 BNK경제연구원 원장은 “하반기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취약계층에 관한 관심과 지원을 크게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