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의 살아있는 전설로 거듭난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꿈의 무대’ 2022 세계육상 다이아몬드리그 대회를 앞두고 “TV, 유튜브로만 보던 경기를 뛸 수 있어 매일 꿈인가 싶다”며 “엄청 재밌을 거 같다.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육상연맹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메달획득 포상금 수여식 및 세계다이아몬드 파이널 대회 출정식’에 참석해 대회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연맹은 지난달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2 세계실외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한국 육상 역사상 최고성적인 은메달을 획득한 우상혁에게 포상금 5000만원을 수여했다. 이밖에 김도균 한국육상대표팀 수직도약 코치 1250만원, 이광필 국군체육부대 감독 1000만원, 우상혁을 발굴한 윤종형 대전육상연맹 사무국장에 250만원을 지급했다.
우상혁은 지난해 도쿄올림픽 4위, 올해 세계실내선수권 우승 등 국제대회를 치를 때마다 포상금을 받았다. 상금과 포상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냐는 질문에 “군인신분이라 쓸 곳이 없어 잘 저축하고 있다”고 웃으며 “상금이 많이 받아 뿌듯하고 더 열심해 해야겠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출전하는 다이아몬드리그 대회를 앞두고 각오도 밝혔다. 우상혁은 오는 10일 모나코 대회, 다음 달 7일 파이널대회를 치른다.
우상혁은 “(세계선수권까지) 즐겼지만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큰 숙제는 다 끝냈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다이아몬드리그를 재밌게 즐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이널라운드 트로피를 받고 싶은 욕심도 사실 있지만 제 욕심인 것 같다”며 “그날 컨디션, 상황을 믿고 플레이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이벌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 등과의 재대결에 대해서는 “딱히 경쟁을 생각하진 않는다”며 “이 또한 과정일 뿐이다. 지금 이긴다고 해서 내년 세계선수권이나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즐기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우상혁은 올해 국제대회를 많이 치르면서 생긴 경험치를 강조하며 “더 해외에서 부딪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세계적 선수들과 경기할 땐 ‘와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경기를 자주 치르며) 동등한 입장이 되다보니 아무것도 아니었고, 저만의 플레이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오는 9월 제대를 앞두고 있다. 그는 “부대에 있으며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며 “제대 후에도 마인드나 훈련은 똑같이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대를 해도 급하지 않게 준비할 생각이다. 시간을 모으는 느낌이다. 쌓이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내년 실내·외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파리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