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을 의결한 것과 관련해 “정치인은 공무원과 달리 사퇴선언 하는 순간 그 직을 상실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홍 시장은 2일 페이스북에 “정치인은 사퇴서를 제출해야 하는 공무원과는 다르다. 강요에 의한 사퇴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공무원의 경우는 사퇴서라는 요식 행위가 필요한 거지만 정치인들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하며 최고위 사퇴를 선언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경우 사퇴 선언의 순간 그 효력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가 비대위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하고자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는데, 이 과정에서 지난달 말 이미 최고위원 사퇴를 발표한 배현진·윤영석 의원이 의결에 참여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배현진 의원은 특히 홍 시장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2018년 영입한 인사로,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뒤 대표적인 ‘홍준표 키즈’로 분류됐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최고위원단 중 가장 먼저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의결 정족수가 모자라다는 이유로 비공개 최고위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홍 시장은 “제가 당대표 사퇴할 때나 황교안 대표가 당대표 사퇴할 때 사퇴서를 제출한 일이 있었나”라며 “그만큼 정치인들의 말은 천금같이 무거워야 한다. 점입가경이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합니다’라고 7월 29일에 육성으로 말한 분이 표결 정족수가 부족하다고 8월 2일에 표결하는군요”라며 비판 의견을 낸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