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종영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의 이주영 감독이 “쿠팡플레이가 감독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편집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 감독은 2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작품은 창작자로서 감독의 분신과도 같다”면서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공개돼있는 안나는 도저히 제 분신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누구의 분신도 아닌 안나’가 됐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2017년 11월부터 3년 8개월에 걸쳐 안나의 8부작 극본 집필을 완료했다. 쿠팡플레이는 8부작으로 된 극본을 최종고로 승인하였고 제가 감독으로 촬영을 마쳤다”면서 “그런데 쿠팡플레이는 제게 다른 연출자와 후반 작업 업체를 통해 (촬영분을) 재편집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그러나 이 같은 재편집 방침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이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으니 크레딧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지만 쿠팡플레이는 그것조차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 회당 45~61분의 8부작 안나가 회당 45~63분의 6부작 안나가 됐다”면서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촬영, 편집, 내러티브(이야기)의 의도가 크게 훼손됐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쿠팡플레이가 안나의 일방적 편집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현재 (방영된) 6부작 안나에서 이주영의 이름을 삭제하는 한편 (쿠팡플레이측에) 전달한 8부작 그대로의 안나를 릴리즈(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공개적인 요구조차 묵살한다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쿠팡플레이 측은 이 감독 측의 주장과 관련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안나에 이런 사태가 벌어져 안타깝다”면서 “안나의 연출 방향에 대해 쿠팡과 이주영 감독 간에 이견이 있었던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어 “쿠팡은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해결되지 못해 안타깝다. 곧 공식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쿠팡플레이의 두번째 오리지널 드라마인 안나는 지난 6월 24일 공개된 6부작 드라마다.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주인공 이유미(수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서민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