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데 대해 “당이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경제 위기가 덮친 상황에서 여당의 내부 문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대통령실이 비대위 체제 전환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생도 그렇고 여러 가지 해결할 일이 많은데 그런 일들을 (대통령실과 당이)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이 여러 가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 겪고 지나가고 있는데 저희는 하루빨리, 조속히 안정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통령실 인적쇄신 요구에 대해선 “입장을 낼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비대위 출범을 위해 전속력을 냈다.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어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비대위 구성을 위한 관문 하나를 또 넘은 것이다.
이날 최고위에는 사표가 수리된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을 제외한 재적 인원 7명 중 권 원내대표와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비대위 체제 전환에 반대하는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하지만, 최고위원 사의를 밝혔으나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최고위에 참석해 뒷말을 낳았다.
비대위 성격을 둘러싸고 논쟁은 계속됐다. 김기현 의원은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비대위는 빠른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리형 비대위’에 방점을 찍은 발언이다.
반면 조해진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직무정지 종료 시점까지 운영되면서, 당의 혁신을 추진하는 ‘혁신형 비대위’를 제시했다.
조 의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는 지금 지도부보다는 훨씬 더 유능하고 역량과 문제 해결 능력, 혁신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며 “최장 (내년) 1월 8일까지만 존속할 수 있는 비대위”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경태 의원은 대통령실의 인적쇄신을 동반한 ‘혼합형 비대위’를 주장했다.
조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까지 전면 쇄신 하지 않으면 이 분위기를 반전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제가 만약 비대위 맡게 되면 전면적인 쇄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5선인 서병수·정진석·주호영 의원, 4선인 홍문표 의원과 오찬을 갖고 비대위 출범을 서두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의논해서 추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르면 5일 개최될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에서 당헌 유권해석과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절차 하나라도 삐걱댈 경우 비대위 전환이 난관에 봉착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