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장 무대 철거 중 20대 외국인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한국학과 교수가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2001년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교수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싸이 같은 ‘K-가수’들은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칠 수 있지만, 국내에서 공연의 물질적 인프라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그냥 과거처럼 목숨을 내놓고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연예계의 심각한 소득 격차를 문제 삼기도 했다. 그는 “국내 영화나 드라마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국내 연예계에서는 배우 상위 1%의 연 평균 수입은 20억원 이상인가 하면, 하위 90%는 70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 전 ‘공정’의 ‘공’자도 도저히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불의와 격차의 사회며, 그 격차는 심화만 돼 간다”고 한국의 불공정한 현실을 꼬집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3시53분쯤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흠뻑쇼’의 조명탑 철거 작업을 하던 A씨가 15m 아래로 떨어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씨는 몽골 국적 20대 남성으로 무대 구조물을 제작하는 외주업체에 고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은 고인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 및 재발 방지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