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나흘 전 사퇴 선언하고 표결?…‘절대반지’ 향한 탐욕”

입력 2022-08-02 10:52 수정 2022-08-02 12:59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지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일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을 의결한 당 지도부를 향해 “절대반지를 향한 그들의 탐욕은 계속된다”며 비판했다. ‘절대반지’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등장하는 권력을 탐하는 이들이 원하는 물건을 상징한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합니다’라고 7월 29일에 육성으로 말한 분이 표결 정족수가 부족하다고 8월 2일에 표결하는군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특히 지난 29일 최고위원단 중 가장 먼저 사퇴 의사를 밝힌 배현진 최고위원이 이날 오전 참석한 비공개 최고위를 동시에 저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또 “물론 반지의 제왕에도 언데드(undead)가 나온다”고 밝혀 이 역시 배 최고위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배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사퇴 의사를 표명하고도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이날 최고위 회의에 참석, 의결권을 행사한 것을 ‘언데드’(죽지 않는)로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1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 ‘반지의 제왕’의 등장인물을 등장시켜 당 상황을 비유한 바 있다. 그는 “저자들의 우선순위는 물가안정도 아니고, 제도개혁도 아니고, 정치혁신도 아니다”며 “그저 각각의 이유로 당권의 탐욕에 제정신을 못 차리는 나즈굴과 골룸 아닌가”라고 말했다. 여기서 나즈굴은 영화에서 ‘언데드’의 제왕으로, 골룸은 절대반지를 향한 탐욕으로 타락한 생명체로 등장한다.

이날 최고위가 소집을 의결한 전국위 등을 통해 비대위 체제로 전환이 결정될 경우 이 대표는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와 별개로 복귀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주재로 소집된 비공개 최고위에는 배 최고위원과 마찬가지로 사퇴 의사를 밝힌 윤영석 최고위원과 지명직인 성일종 정책위의장까지 전체 재적 위원 7명 중 4명이 참석해 의결정족수를 채웠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