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비상상황 표결?… 제가 1년간 경험한 논리 수준”

입력 2022-08-01 20:18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뜻을 모은 것과 관련해 “사퇴선언을 이미 한 최고위원들을 모아서 사퇴는 했지만 아직 사퇴서는 안 냈으니 최고위원들이 사퇴해서 비상상황이라는 이야기를 표결한다는 것 자체가 제가 1년간 경험해온 논리의 수준이다”라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은 뒤 “그 와중에 숫자 안 맞아서 회의를 못 여는 건 양념 같은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날 선수별 간담회·의총 등을 거쳐 당을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실상 비대위 전환을 선택했다.

이 대표의 페이스북 발언은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사퇴 의사를 밝혔음에도 아직 사퇴서가 당 사무처에 접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위 전환을 위한 최고위원회 의결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자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숫자가 안 맞아 회의를 못 연다’는 이 대표의 표현은 앞서 사퇴 의사를 밝힌 일부 최고위원 등이 최고위 회의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을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당내 이준석계 인사들은 그간 비대위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비대위 전환이 6개월간 당원권이 정지된 이 대표의 복귀를 원천 차단한다는 이유에서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