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신임 검사들에게 “검찰의 일에 비결이나 지름길은 결코 있을 수 없다”며 초심을 간직하고 겸손한 자세로 업무에 임하라고 당부했다.
이 직무대리는 1일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나무의사 우종영 작가의 말을 인용해 “막 싹을 틔운 나무는 눈에 보이는 생장보다는 자기 안의 힘을 다지는데 집중한다”며 “비바람과 추위를 오롯이 버텨낼 깊고 큰 뿌리를 만들어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에 첫발을 내딛는 검사들에게 초심자로서 기본기를 쌓는데 집중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이 직무대리는 “수사, 기소, 재판, 형 집행 등 모든 분야의 업무를 단기간에 능숙하게 잘할 수는 없다”며 “프로야구 선수가 슬럼프에 빠지면 하루에도 수백번씩 기본자세를 머릿속에 되뇌며 스윙연습을 하듯 서두르지 말고 꾸준히 기본기를 연마해야 프로페셔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겸허한 검사가 돼달라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셋째도 겸손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여러분이 살펴보는 수사기록, 공소장과 판결문 뒤에는 단순히 사건이나 일만이 아니라 우리 이웃이, 생생한 사람의 얼굴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했다. 아울러 “일을 대함에 있어 첫째 법에 맞게, 둘째 세상의 이치에 맞게, 셋째 사람 사는 인정에 맞게 헤아려 처리하는 검사가 되어 달라”고 덧붙였다.
이 직무대리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처음의 마음가짐은 잊히기 쉽고, 어느새 매너리즘에 빠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그럴 때마다 오늘의 초심과 여러분이 검사로서 하고자 꿈꿨던 이들을 다시 떠올려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