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꺾기 위한 반명(반이재명)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저소득층 국민의힘 지지’ ‘의원 비판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 개설’ 발언을 놓고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이 후보는 당내 공세에 맞대응을 자제하는 ‘로키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인 윤영찬 최고위원 후보는 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난하고 소득이 낮은 층을 ‘집단으로 언론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얘기하면 자칫 그분들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 선입견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 후보가 지난 29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환경 때문에 그렇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비판이다.
박용진 당대표 후보도 이 후보의 발언을 반박하는 내용의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저소득층의 보수당 지지도가 높아 보이는 것은 저소득층에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고령층이 많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기사였다.
이 후보가 지난 30일 경북 안동에서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 하자”고 말한 것을 두고도 공격이 이어졌다.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 발언에 대해 “자신과 반대 의견을 내놓는 소신을 숫자로 겁박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강훈식 당대표 후보를 돕고 있는 조응천 의원도 ‘순한 맛 문자폭탄?’이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 에서 “강성 당원 생각과 다른 발언을 할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군에 속하는 저로서는 영업사원 실적 막대그래프를 쳐다보는 것 같아 쫄리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위한 소통 플랫폼을 제안한 것”이라며 “‘의원 욕할 플랫폼’이라고 하는 것은 취지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역공은 자제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대세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당내 비판 목소리까지 껴안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에선 ‘이재명 때리기’가 이어질수록 지지층이 더 결집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처음 출석하며 ‘상임위 데뷔전’을 치렀다.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외교와 국방, 안보의 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며 “다시는 지지 않는 나라, 주권을 뺏기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안규영 김승연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