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증기 놓고 떠난 태풍 2개… 한반도 ‘폭염의 시간’

입력 2022-08-01 13:50 수정 2022-08-01 14:15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의 한 상인이 1일 선풍기 바람을 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2개의 상륙을 막아낸 한반도는 다시 폭염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서울·인천·경기·강원·울산을 제외한 전국 모든 광역자치단체에서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1일 ▲부산 ▲대구 ▲경북 경주·포항·울진·영덕·봉화·영양·청송·의성·영주·안동·예천·칠곡·청도·군위·경산·영천·구미 ▲경남 창녕·밀양·김해·창원·양산·울릉도·독도 ▲광주 ▲전북 남원·전주·정읍·익산·순창·임실·완주·김제·군산·부안·고창 ▲전남 진도·목포·영광·함평·무안·영암·완도·해남·강진·장성·담양·나주·신안(흑산면 제외) ▲세종 ▲대전 ▲충북(보은 제외) ▲충남 ▲제주 동부·북부·서부에 오후 2시를 기해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의 기온을 이틀 넘게 유지하거나 더위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의 낮 최고기온을 28~33도로 예상했다. 일부 지역에서 80% 이상으로 치솟은 습도가 무더위를 가중하고 있다.

태평양에서 한반도로 북상하던 제5호 태풍 ‘송다’와 제6호 태풍 ‘트라세’는 이날 오전 서쪽과 남쪽 해상에서 각각 소멸됐다. 기상청은 ‘트라세’가 오전 9시쯤 제주도 서귀포 남동쪽 70㎞ 부근 해상에서 제13호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고 밝혔다.

‘트라세’보다 먼저 발생한 ‘송다’는 이날 오전 3시쯤 목포 서쪽 약 310㎞ 부근 해상에서 제12호 열대저압부로 바뀐 뒤 오전 9시쯤 목포 서북서쪽 300㎞ 부근 해상에서 사라졌다.

중심 최대 풍속 17m/s 이하인 열대저압부는 태풍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한반도는 다가오던 태풍 2개가 이날 오전 동시에 사라져 재난의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이제 무더위와 소나기를 견뎌내야 한다.

광주 시민이 1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휴대용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이날부터 오는 2일까지 수도권, 강원 영서, 지리산 부근, 제주도 산지의 강수량을 20~70㎜로 예상했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5~40㎜의 비가 내릴 수 있다.

소나기보다 걱정되는 것은 무더위이다. 기상청은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지만, 그친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상승해 무더울 것”이라며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