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자 군단’ 잉글랜드, 독일 꺾고 여자 유로 첫 정상

입력 2022-08-01 11:50

‘암사자 군단’ 잉글랜드가 2022 여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984년과 2009년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던 잉글랜드는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잉글랜드 여자축구대표팀은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잉글랜드 여자 유로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독일에 2대 1 승리를 거뒀다. 결승전엔 남녀 유로 대회 통틀어 역대 최다인 8만7192명의 관중이 입장해 여자 축구의 열기를 실감케 했다. 이는 종전 최다인 1964년 스페인과 소련의 유로 대회 결승전에 입장한 관중 수보다 8000여명 많은 숫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인 잉글랜드는 안방에서 유로 최다 우승국인 독일을 상대로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잉글랜드는 후반 17분 엘라 툰의 선제 골로 앞서갔다. 툰은 키이라 월시의 패스를 이어받아 침착한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독일은 후반 34분 리나 매굴의 골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전·후반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에 돌입했다. 승부는 연장 후반에 갈렸다. 잉글랜드는 연장 후반 5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클로에 켈리가 골을 터뜨렸다. 켈리는 유니폼 상의를 벗고 경기장을 달렸다. 다른 선수들도 켈리를 따르며 환호했다. 잉글랜드는 점수 차를 지키며 120분 경기 끝에 2대 1 승리를 거머쥐었다.

잉글랜드는 이날 우승으로 사상 첫 유로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유로, 월드컵, 올림픽 등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9번째 정상을 노린 독일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잉글랜드의 주장 레아 윌리엄슨은 “우리는 줄곧 우승을 바라왔고, 마침내 해냈다”며 “지금이 내 인생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기뻐했다. 사리나 비흐만 잉글랜드 감독도 “우승을 진정으로 원하는 두 팀의 대결이었고,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면서도 “마지막에 골을 넣고자 하는 우리의 열망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선수들은 감독의 기자회견 도중 기자 회견룸을 찾아 노래하며 춤을 추는 광경도 연출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