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죽음 나랑 뭔 상관” 李에…與 “애도해야 인간 도리”

입력 2022-08-01 04:43 수정 2022-08-01 10:0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30일 강원 강릉시 녹색도시체험센터를 방문해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부인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참고인 등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발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죽음을 애도하고 국민 앞에 사죄부터 해야 인간 된 도리”라고 비판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31일 논평을 내고 “지금까지 목숨을 잃은 사람 대부분은 과거 이 의원을 위해 일했고, 본인 연관 의혹 사건들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이라며 “아무리 권력과 정치가 비정하고 잔인하다 하더라도 최소한 죽음 앞에서는 추모부터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의원은 모든 것을 부정하고 이들의 죽음을 검경의 강압 수사 탓이라고 생떼를 쓰고 여당이 정쟁화한다고 떠넘기려 하고 있다”면서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마저 저버리는 이 의원의 비인륜적이고 무책임한 언행에 강한 분노와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의원은 전날 강원도 강릉시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 영동지역 당원 및 지지자 만남에서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을 특정인한테 엮는다”라며 “나라가 무당의 나라가 돼서 그런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나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검찰, 경찰의 강압 수사를 견디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게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참 어처구니없다”면서 “저는 염력도 없고 주술도 할 줄 모르고 장풍도 쓸 줄 모른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세상을 상식적인 세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 측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의원을 공격하기 위해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마저 정쟁 도구로 활용하는 국민의힘의 행태에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왼쪽 사진)과 김기현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이에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이 비록 지금 내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의원의 궤변과 막말에 야당 복이 있음을 실감하는 한 주”라고 비꼬았다. 이날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직무대행 역할을 내려놓겠다고 했고, 현재까지 총 3명의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은) 자신에게 직접적 책임이 있거나 자신과 깊은 연관이 있는 죽음이 벌써 4번이나 반복되고 있는데도 이 나라가 ‘무당의 나라’라거나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등 궤변과 갈라치기로 국민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과 지방선거의 패장으로서 자숙하기는커녕 도리어 유치하고 저급한 억지 논리로 정쟁만을 일삼으며 자기 출세와 범죄혐의 은닉에만 급급한 인물을 제1야당의 대표로 선출하려고 하고 있으니 민주당에도 어지간히 인물이 없나 보다”며 “아예 이번 전당대회 때 개혁과 쇄신을 포기하고 ‘개딸’들과 만년 야당 선포식이나 하시는 건 어떻겠나”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어쩌면 우리 당이 야당 복을 누릴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그런 야당 복은 국민의 삶과 정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왠지 마음만 착잡할 뿐”이라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