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딸 안설희 박사를 만나기 위해 30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이 31일 확인됐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안 의원이 여름 휴가를 맞아 딸 안 박사를 보기 위해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미국으로 떠났다”며 “늦어도 이번 주말 이전에 귀국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안 박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UC샌디에이고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 극심한 진통을 겪는 상황에서 차기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 의원이 미국행을 택하자 당 내분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안 의원실 관계자는 “안 의원 휴가 일정은 이미 한 달 전쯤 정해졌다”고 해명했다.
이번 미국행을 놓고 안 의원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간 말싸움도 벌어졌다.
우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홍에 휩싸인 국민의힘에 대해 “집권여당의 수습 능력이 거의 바닥을 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이어 ”적어도 지금 집권당의 혼란에 대해 안 의원 정도는 자기만의 색을 보여주며 수습안을 내야 할 때 아니냐. 그런데 미국을 가신다고 들었다”면서 “도피성, 혹은 거리두기용 등에서 나온 것인데, 어려우면 해외에 가는 모습에서 옛날의 그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 비대위원장께서 아무 당직도 없는 저를 직접 언급하는 걸 보니 가장 신경이 쓰이나 보다”며 “저는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이룬 사람으로서 윤석열정부에 무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그리운 딸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 왔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국내에 계신 분들과 소통하고 대안을 마련 중”이라며 “정치인에게 휴가는 휴가가 아님을 잘 아실 만한 분이, 인터넷 시대가 된 지가 언제인데 도피나 거리두기라고 저격하는 건 무슨 생각인지 궁금하다”고 응수했다.
안 의원은 또 “제가 대통령이나 당대표도 아닌데 스스로 휴가 일정을 공지(해야)하나”라고 반박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