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이 튀르키예(터키)를 넘지 못하고 2022 발리볼챌린저컵 우승이 좌절됐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3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4강에서 튀르키예에 0대 3(24-26, 21-25, 22-25)로 셧아웃 패배했다. 허수봉과 나경복이 각각 23점, 10점을 냈다. 튀르키에는 에이스 라굼지야 아디스가 17점으로 팀내 최다득점을 했고, 수바시 부루타이 11점, 바히트 엠레 사바스 10점, 궁고그 바투랄프 부락 9점, 구네스 파이크 사멧 8점 등 골고루 득점했다.
1세트 한국은 2021 유럽배구연맹(CEV) 골든리그 우승팀 튀르키예(17위)와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세트를 내줬다. 초반 튀르키예의 높은 벽에 고전하는 듯했으나 빠른 움직임으로 터키 수비벽에 균열을 냈고, 허수봉과 나경복 쌍포는 각각 9점, 6점을 내며 공격을 이끌었다. 공격포인트가 16-13으로 앞섰으나 블로킹에서 0-4로 차이가 났다. 24-24 상황에서 연속 득점을 내주며 24-26로 세트를 내줬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2세트 초반 앞서나가며 리드를 잡았으나 경기 중반 튀르키예의 강한 서브가 이어지면서 15-18로 역전당했고 2세트까지 결국 내줬다.
3세트도 어렵게 시작하며 2-6까지 벌어졌다. 한 번 내준 기세를 좀처럼 다시 가져오지 못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한국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한 점씩 따라붙으며 15-16까지 붙었지만, 리시브가 흔들리는 등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3세트까지 잇달아 내주며 0대 3 셧아웃 패했다.
임도헌 감독은 경기 후 “전반적으로 아쉬운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 서브가 강하니까 리시브 라인에서 흔들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좀 아쉬웠고 그 외에는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전)광인이나 (정)지석 등 선수들이 합류하면 더 좋은 경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챌린저컵 우승에 실패하면서 24년 만의 올림픽 진출 도전도 사실상 좌절됐다. 세계랭킹 24위 안에 들어가야 내년 예정된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에 참가할 수 있었지만 챌린저컵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상위 대회인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로 승격해 랭킹포인트를 쌓을 기회를 잃었다.
챌린저컵 ‘개최국=우승’ 공식도 깨졌다. 2018년과 2019년 열린 챌린저컵은 2020·2021년 코로나19로 중단됐다. 앞선 두 대회에서는 각각 개최국인 포르투갈과 슬로베니아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도 한국은 3년 만에 열린 챌린저컵에서 우승공식을 이어가려 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한국은 낮 12시 체코와의 3-4위전에서 유종의미에 도전한다. 체코는 쿠바와의 4강에서 0대 3 셧아웃 패배했다. 임 감독은 “노장 선수들이 (4일 안에) 3게임을 뛰는 건 쉽지 않을 거 같다”며 “젊은 선수들도 팬들에게 선보여야 할 기회도 있을 거 같고 연습 때도 그렇게 많이 했다”며 라인업의 변화도 예고했다.
결승은 쿠바와 튀르키예가 같은 날 오후 3시30분 치른다. 챌린저컵 참가국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 12위 쿠바는 2게임 연속 셧아웃 승리로 가공할 만한 위력을 자랑하고 있다. 2018년, 2019년 대회에서 각각 4위, 2위를 해 쿠바 역시 우승에 대한 갈망이 크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