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 증가 등의 여파로 올해 2분기 ‘수익성 악화’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전장사업에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생활가전에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LG전자는 29일 연결 기준으로 올해 2분기 매출액이 19조46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역대 2분기 중 최대치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7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 줄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하면서 소비가 위축된 점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주력 사업인 가전·TV 판매가 부진했고, 원자재·물류비 등 원가 압박까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률이 더욱 낮아졌다.
TV(HE) 사업본부는 매출액이 14.5% 감소한 3조4578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TV 수요의 급격한 하락과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1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생활가전(H&A) 사업본부는 ‘선방’했다. 매출액은 8조6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분기 사상 최대치 기록이다. 북미를 중심으로 한 선진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오브제컬렉션을 비롯해 신가전, 스팀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전장 부문인 VS사업본부에서는 ‘희망’이 엿보였다. 2분기 매출액 2조305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액이 2조원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특히 2015년 4분기 이후 26분기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전화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차량용 반도체수급 이슈가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완성차 업체들이 추가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게 주효했다. 영업이익 역시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에서 매출이 성장하고 지속해서 원가 구조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BS(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5381억원, 영업이익 14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IT 제품의 수요 감소 속에서도 모니터의 견조한 판매 성과가 이어지고, B2B 시장 회복세가 지속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8.8% 성장했다.
전체적으로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LG전자는 올해 3분기에도 위기론과 싸울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장기화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소비 심리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보급형 제품 커버리지를 확대해 생활가전, TV 등 주력 사업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래성장동력인 전장 사업에서의 매출 확대와 콘텐츠·광고 매출 활성화를 통해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